연말의 이벤트

Daily life 2012/01/05 14:39

이게 뭘까요?


2011년 12월 31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P군과 한바탕 했다.
먼저 일어나서 컴퓨터로 뭔가 하고 있길래 발소리를 죽이고 살금살금 다가가는 중이었는데,
뒤를 휙 돌아보더니 바로 뭔가를 누르는 거다.
더 가까이 가보니 모 은행의 인터넷 뱅킹 화면이었고 방금 로그아웃 되었다.

-_-????
뭔가 기분이 좀 나쁘다.

다시 로그인을 해보라고 했더니 싫댄다.
우리는 돈관리를 공동으로 하기로 했고 투명하게 하기로 했으니까 보자고 할 수 있다, 보자 이랬더니 프라이버시 침해라고. 
음 가끔 느끼는 건데 그분과 나의 프라이버시 기준에는 많은 차이가 있다. 손톱 얘기는 다시 안해도 되겠지;

어쨌든 난 못 물러서고 그쪽도 안 물러서고  계속 실갱이를 벌이다가... 이건 뭐 하나는 1이라고 하고 하나는 2라고 하는데 어떻게 해결은 해야겠고 난 물러서기 싫고 (....) 어쨌든 내가 오는 걸 보고 끈 건 기분나쁘다는 부분을 강조하며 웅얼웅얼하다가 결국 로그인.
근데 봤는데 별 거 없는거다. 이 남자 정말 나한테 그 프라이버시를 지키는게 그렇게 중요한가 하고 좀 허탈하기도 하고 -_-; 내역을 보려면 볼 수도 있었겠지만 그것까지는 안하기로 하고 화해하고 아침을 먹었다. 그러고는 (아침부터 싸워서 그런지) 피곤하다며 잠들더라..

그런데 저녁 때 오랫만에 무한도전을 보는 와중에 전화벨이 울리니 가벼운 몸놀림으로 후다닥 가서 받더니 안방으로 숨는다?;;  보통 회사에서 전화오면 그렇게 받는데 31일 저녁에 그럴리도 없고 뭐지 이러면서도 회사일 수도 있지 어쨌든 나오면 물어보자 이러고 있는데 매우 부자연스러운 표정으로 나온다.
어디냐고 물으니 우물쭈물 하더니 '다 네가 자초한 거라고' 한다.. 뭐? --;  

그러더니 내가 저번에 마트-.-에서 어떤 아줌마가 갖고 있는 걸 보고 예쁘다고 했던 가방을 부산에서 루나언니가 사고 있다는 믿을 수 없는 소식을 전해줬다 (...) 그 가방이 비싸기도 했지만 여름 시즌 한정 색깔이라나 어쨌다나 해서 이제는 안 판다는 말에 좀 좌절했었는데, 부산에 딱 하나 남아있었다고. 일년 내내 야근해서 받은 돈 모아서 사준다고. 근데 그거 사느라 루나언니한테 왕 민폐 끼쳤다고 얘기를 했다; 

아침에 있었던 일이 머리를 스쳐지나가며... 아침에 그런 일이 없었으면 전화 어디서 왔냐고 물었을 때 좀더 우겨봤으려나 싶기도 하고.. (너무 지치게 만들었나?;;;) 뭐 하여튼 본인은 절반의 성공이라고 아쉬워하는데 나로서는 이미 많이 놀랐기 땜에.. 고맙기만 할 뿐 :)

이번주 화요일, 문제의 가방이 도착했다. 전에 P군이 차 사진을 부위별로 야금야금 올렸을 때 아가씨가 무슨 쇠고기도 아니고 저렇게 올리냐 그랬던 생각이 나는데.. 그래도 난 수줍어서 저거만 올려본다.
뭐랄까 손님이 많이 오는 블로그가 되려면 정보도 상세히 올리고 갖고 있는거 자랑도 좀 하고 (다들 그러더라) 요리할 때도 사진도 계속 찍어서 올리고 그래야 하는 거 같은데 난 귀찮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고 그런 점에서 난 파워 블로거가 되긴 애초에 그른 듯. 하하 (아니면 될 것 같고?)

뭐 주절주절 말이 많았지만..
한 해 야근비를 털어 부인 가방을 사주신 그분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를 표합니다! ♡ 
(나도 뭔가 털고 싶은데 연구소는 야근 수당을 안주네?;; 호호 그래도 갖고 싶은게 있냐고 물어봤더니 새 차를 사달라고..;;)

더불어 한 닭살스런 부부의 이벤트 때문에 연말 고생하신 루나언니와 아마 같이 고생하셨을 스냥님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담에 만날 때 맛난 거 쏠께요!!!

+ 사실 이 날 오후에 나가서 다른 뭔가도 질렀다. 이렇게 이것저것 질렀으니 2012년에는 필히 알뜰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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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히나키 2012/01/16 13:10 ADDR 수정/삭제 답글

    오 멋져요 +ㅁ+ 저도 올해 연말 선물은 가방 ㅋㅋ정성이 담긴 이벤트나 선물은 진짜 기분 좋은 것 같아요. 저도 그런걸 해줘야할텐데 말이죠 =ㅁ= 성격상 그냥 실용적인 선물을 사고 마는 것 같아요 ㅎㅎ

    • suha 2012/01/17 09:10 수정/삭제

      저도 언젠가 뭐 하나 준비해 보려고요. :)
      근데 여긴 야근비를 안줘요.. 뭘로 모으지;

  • 루나 2012/01/28 22:37 ADDR 수정/삭제 답글

    백화점에 사람이 무지하게 많았었다는 기억이 납니다. ^^
    암튼 재미있는 이벤트였어요~
    맛있는 거 사주세요~

    • suha 2012/02/02 07:13 수정/삭제

      맛있는 거 당연 사야죠!!
      부산이건 서울이건 어디건 맛난 걸로 꼭 보답할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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